오랜만에 가족모임이 있었다.
막 오랜만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지만 말이다.(같은 지역, 차로 이동하면 20분 거리다.) 가끔 모여서 근황이나 묻고 뻘소리나 하고 밥이나 먹고 하는 그런 가족 모임이다.
어쨌든
오늘의 메뉴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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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 삼겹살이다.
사진만 보면 난 그냥 탱자탱자 사진이나 찍으면서 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도 나름 일하면서 사진도 찍고 했다. 암튼 열심히 일했다.
왜냐면 난 막내니까. 우리 딸래미보다 서열이 아래니까 말이다.
낄낄 결혼해라 두번해라. 낄낄낄.
와이프가 아이들을 위한 소고기를 굽고 있길래 적당히 미디엄레어 됐을 때 쯤 몇 점 주워먹었다.
쳐묵쳐묵.
소고기의 육향도 꽤 있고, 씹는 맛과 부드러운 맛의 밸런스도 적절해서 속으로 '한우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어머니 왈
"어 미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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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소고기가 생각보다 꽤 맛있다. 진짜다.
미나리는 향이 꽤나 강한 채소라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미나리를 좋아했었나 확실히 기억은 안나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많이 좋아하는 편이다. 굳이 고기가 없어도 쌈장에만 찍어서 잘 먹는다.(근데 집에서 밥을 잘 안먹는게 함정.)
미나리는 탕이나 국에 넣어서도 먹고, 고기와 함께 구워서도 먹고, 생으로도 먹는다. 익혀서 먹는 경우에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상관 있을수도 있다.) 생으로 먹을 때는 깨끗하게 세척해서 먹는 것이 좋다.
왜냐 하면 거머리 때문이다.
미나리에는 거머리가 붙어있는 경우가 꽤 많다.
간혹 미나리를 진짜 엄청 좋아하던 사람이 미나리에 붙어있던 거머리 떼를 보고 트라우마가 생겨서 미나리를 못먹게 되는 경우도 있다. 미관 상으로도 상당히 좋지 않은데, 만약에 그 거머리를 나도 모르게 먹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트라우마가 생길 법도 하다.
사실 삼겹살 자체가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다.(엄마 미안해.)
아니아니 고기 자체는 두툼하고 나쁘지 않았는데 살코기 부분이 좀 퍽퍽한 편이라서.
나는 술을 자주 마시는 편이다.
모임이 있으면 밖에 나가서 마시고,
집에서 밥먹다가 반찬이 맛있으면 마시고,
퇴근해서 뭔가 허전하고 출출하면 간단히 마시고,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술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마시고 그런다.
암튼 자주 마시는 편이다.
그래서 와이프가 자꾸 뭐라고 한다.
결혼해라 두번해라 세번해라. 낄낄.
블로그 첫 글의 마무리다.
어쩌다보니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는데 아마 블로그의 방향은 먹는 쪽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니까.
간단한 제품 리뷰나 야매 요리, 술집이나 밥집 등의 포스팅을 할 예정이다.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