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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날씨가 쌀쌀하지만 조만간 봄이, 그리고 여름이 올 것이다. 겨울 동안 비축해뒀던 우리 몸의 지방을 이제는 태워버릴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했었고, 또한 현재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물론 다이어트를 해봤었는데 정말 독하게 했던 적이 살면서 딱 한 번 있었다. 바로 군대 병장 시절 때였다. 군대 특성상 저탄수화물 고단백질 식사 이런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고, 그저 식사량을 엄청나게 줄이고 적당한 운동을 했을 뿐이었다. 한 달만에 8kg을 감량했었다.

사실 이렇게 단기간에 많은 체중을 줄이는 것은 제대로 된 다이어트가 아니다. 난 다이어트를 하는 한 달 동안 쭉 배가 심각하게 고팠었고, 배가 고프니까 밤에 잠을 잘 못 잤고, 잦은 두통에 시달렸었다. 그리고 군대에서 전역한 지 약 15년이 지난 지금의 내 체형은 어떠할까?

 

 

 

 

그럼 나에 대한 얘기는 뒤에서 마저 하기로 하고, 다이어터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치팅데이란 무엇인지 한 번 알아보겠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이다. 삼겹살, 치킨, 피자 등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음식들의 유혹을 뿌리쳐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 치팅데이(Cheating Day)이다. 이 것은 다이어트 기간 동안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있다가 1~2주에 1회 혹은 정해진 기간마다 1회 정도 먹고 싶은 음식들을 먹는 방법이다.

즉 체중 감량을 하기 위해 열심히 운동과 식이요법을 하던 다이어터들이 자신이 정해 놓은 그 날,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는 날을 뜻한다. 대체적으로 1주나 2주에 한 번씩 치팅데이를 가지는데, 이 치팅데이 때 먹은 열량은 체지방으로 전환이 잘 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또한 고된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하면서 다이어트를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치팅데이 때 먹는 열량이 왜 체지방으로 전환이 잘 되지 않는지, 그 원리와 정확한 용도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치팅데이라는 단어는 우리와 같은 다이어터뿐만 아니라 보디빌더들도 이용하는 방법이다. 보디빌더들은 대회 시즌이 되면 닭가슴살이나 고구마, 야채 같은 아주 한정된 식사를 한다. 심지어 그램(g) 수를 계산하면서 먹는 보디빌더들도 있다. 또한 끼니때마다 비슷한 양으로 먹는데 그 이유는 항상 일정한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함도 있지만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함도 있다.

 

 

 

 

 

 보디빌더들이 치팅데이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그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하는데 먼저 그것들을 알아보자.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소화 분해되어 혈액과 간, 근육에 저장되는데, 혈액에 저장되는 탄수화물을 글루코스라고 하고 간과 근육에 저장되는 탄수화물을 글리코겐이라고 한다. 간에 저장되는 글리코겐은 혈당 수치에 따라 그 저장량을 조절하여 혈당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기도 하고, 근육에 저장되는 글리코겐은 운동 시에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남아있는 잉여 탄수화물은 체지방으로 저장하게 된다.

그리고 혈당이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혈액 속에 들어있는 포도당(탄수화물)을 의미하는데, 이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과 글루카곤이 있다. 혈당이 올라가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어 혈액 속의 포도당을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하도록 해서 혈당을 낮춰준다. 반대로 혈당이 낮으면 이자에서 글루카곤이 분비되어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분해하여 혈액 속에 저장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보디빌더들은 치팅데이 때에 아무 음식이나 먹지 않고 단당류, 다당류 순서로 섭취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보디빌더들은 평소에 매우 절제된 식사를 함으로써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그런 상태에서 많은 단당류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순간적으로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인슐린의 분비 또한 많아진다. 이렇게 인슐린의 분비를 유도한 상태에서 다당류 탄수화물을 섭취하여 포도당의 글리코겐 전환을 활성화시킴과 동시에 근육 내 글리코겐의 저장량을 늘리고, 또한 체지방으로 저장되는 양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럼 왜 이러한 치팅데이를 이용하는 것일까? 보디빌더들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체지방은 줄이고 근육량은 늘린다. 닭가슴살이나 채소, 고구마만 먹으면서 운동을 하다 보면 당연히 체지방은 줄게 되는데, 문제는 근육 내 글리코겐이 빠지면서 근육량도 같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참고로 순수하게 체지방만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인슐린과 탄수화물의 관계를 이용해 근육 내 글리코겐의 손실을 보충해준다. 보디빌더에게 치팅데이란 심리적인 보상을 넘어서 근육을 키우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러한 원리들을 모른 채 다이어터들의 대부분은 보디빌더들을 따라 하면서
"다이어트하다가 가끔씩 많이 먹어도 살 안 찐대."
"운동 힘들게 하는 보디빌더들도 다 하는 방법이래."
라고 말하며 치팅데이를 즐기고는 한다.

물론 제대로 알고 실행하는 다이어터들도 많이 있고, 보디빌더가 아닌 다이어터들에게도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다이어트는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동반하게 되어있는데, 스트레스는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게 하고 이 아드레날린은 글루카곤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서 다이어트에 불리하게 작용된다. 하지만 치팅데이를 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군대에서 힘들게 감량을 하고, 전역을 한지 약 15년이 지난 지금은 체중이 약간 늘어나긴 했지만 3~4kg 정도이고, 내 키에 거의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술도 좋아하고 가끔 1인 1 닭도 하며, 마요네즈와 초콜릿 등 고칼로리 음식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름대로 지키는 부분이 있기에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

하나. 식사 때 밥을 적게 먹는다. 다들 알겠지만 흰쌀밥은 다이어트의 적이다. 어차피 아는 맛이고 밥 자체는 별 맛도 없으니 굳이 많이 먹지 않는다. 그리고 반찬은 넉넉하게 먹는다.

둘. 가끔 위에게 쉬는 시간을 준다. 만약 오늘 음식을 많이 먹었다면 다음 날에는 끼니를 다 챙겨 먹지 않는다. 칼로리 섭취량도 최소화하면서 위가 어느 정도 쉬도록 해주는 의미이다.

셋. 음식을 먹기 전에 한 번 정도 생각한다. 내가 정말 배가 고픈 것인지, 꼭 먹을 필요가 있는지 한 번 정도 생각해본다.

넷. 배고픔에 익숙해진다. 배가 고프지 않을 때 음식을 먹으면 체중이 늘어나고, 배가 고플 때 음식을 먹지 않으면 체중이 줄어든다. 배가 고픈 상태에서 생활하는 것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감량이 된다.

난 의지력이 뛰어난 사람도 아니다. 아니, 오히려 의지박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운동도 윗몸일으키기와 팔 굽혀 펴기 정도만 하는 편이고 횟수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위의 네 가지 생활습관이 어느 정도 몸에 배어있기 때문에 체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 사실 저 것들도 나 자신이 확실히 지키고자 해서 지키는 게 아니고 어떠다 보니 그런 습관이 생겨버렸다.

 

 

 

 

치팅데이는 다이어트의 도피처가 아니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하면서 치팅데이는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일반 다이어터들에게 치팅데이의 효과는 크게 와 닿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고, 까딱 하다가는 체중이 더 늘어나서 다이어트를 망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잘못된 치팅데이의 사용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인 췌장의 기능을 저하시켜서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제일 단순하게 말해서 체중을 감량하고 싶으면 안 먹거나 덜 먹으면 된다. 그것을 기본으로 깔아 둔 상태에서 자신에게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가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을 것이다. 올해에는 다들 자신이 목표로 하는 체중 및 체형에 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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