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지난번에 닭고기의 특수부위 포스팅을 하면서 돼지고기 특수부위에 대해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냥 지나가기도 좀 뭐 하니 이 번에는 돼지고기의 특수부위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어째서 이런 특수부위가 각광을 받게 되었는지는 지난번 닭 특수부위 포스팅에서 간단하게 적어두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런 게 아니니 그냥 생략하도록 하겠다.

 돼지의 특수부위는 돼지 한 마리에서 아주 소량씩만 나오며, 예전에는 일일이 정형하지 않고 그냥 통째로 뒷고기라고 부르면서 먹었던 부위이다. 실제로 여러 뒷고기 집을 가봤었는데 가게마다 고기 맛의 차이가 천차만별이었다. 재밌는 건 그냥 뒷고기 가게인데도 불구하고 줄을 서서까지 먹는 곳이 있었다는 점이었다.

뒷고기를 뒷고기라 부르는 데에는 몇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도축업자들이 고기를 뒤로 빼돌린 다음 선술집이나 포장마차에 팔아 용돈벌이를 했다는 데서 나온 말이 있고, 둘은 도축업자들이 자기들끼리만 먹으려고 맛있는 부위를 뒤로 빼돌렸다는 데에서 나온 말이 있다. 무엇이 진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럼 뒷고기라고도 불리는 돼지고기 특수부위들.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보자.

 

 ■ 관자살.
눈콧살, 눈살, 호두살이라고도 한다. 돼지의 관자놀이에 해당하는 부위로, 왼쪽과 오른쪽 각각 약 40g씩 나오기 때문에 돼지 한 마리에 약 80g 정도 나온다. 지방이 적어서 다이어트에 좋은 부위이며, 닭 염통과 같은 쫄깃한 식감을 가지고 있고 감칠맛이 뛰어나다.

■ 삼각살.
돼지 코 안쪽의 살로, 삼각형 모양이라 삼각살이라고 한다.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부위이다.

■ 설중살 및 설하살.
설중살은 돼지 혀에서 질기고 잡내가 나는 껍질을 벗기고 난 나머지 부분이며, 탱글탱글한 식감에 피 맛이 살짝 도는 부위이다. 설하살은 혀 아랫부분의 근육을 말하며, 적당한 지방감에 부드러운 식감의 부위이다.

■ 안중살.
볼살 뒤, 턱 뼈 안의 한가운데에 있어서 안중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근육 사이사이에 근막이 붙어있는 모양이며, 씹으면 육향이 진해서 마치 소고기를 먹는 듯한 느낌이 든다.

< 돼지 덜미살 >

 

■ 볼살.
말 그대로 돼지의 볼 부위이며, 기름이 적어서 담백하고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 두항정살.
일반 항정살과 마찬가지로 핑크빛 육색이 돌며, 기름지고 아삭아삭한 맛이 있다. 하지만 식감이 일반 항정살보다 좀 더 단단하다. 돼지를 도축했을 때 앞다리에 해당되는 부분이 일반 항정살이고, 머리에 붙어있는 부분이 두항정살이다.

■ 유삼겹.
삼겹살을 감싸고 있는 아랫배의 유두가 있는 부위이다. 지방이 많아서 풍미가 뛰어나고 특유의 달착지근한 맛이 있다.

■ 흰 살.
삼겹살의 뱃가죽으로, 삼겹살에서 지방을 떼 내어서 먹는 듯한 맛이라고 한다. 내 생각에는 그냥 지방인 것 같다. 간혹 흰 살을 파는 고깃집이 있는데, 돼지 지방을 파는 것은 아니고 항정살을 흰 살이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다. 참고하도록 하자.

■ 치마살.
위에 있는 돼지고기 부위 사진을 보면 치마살은 25번. 아랫배 쪽에 붙어있다. 하지만 내가 알아본 돼지의 치마살은 전부 항정살 부위를 의미했다. '수요 미식회', '식신로드'에서도 치마살 = 항정살이라고 소개했었다.

< 항정살의 다양한 애칭들. 사진출처 수요미식회 >

 

< 치마 말리듯이 돌돌 말린다고 치마살.. 사진출처 식신로드 >

 

소고기의 치마살은 대분할 양지, 아랫배 부분인데 돼지의 치마살은 도대체 어떤 말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 사진이 잘못된 건지 프로그램이 잘못된 건지 내 머리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

 ■ 엄지살
갈빗살 앞쪽 끝부분에 붙어있는 부위로, 모양이 남자의 엄지손가락 모양과 비슷하게 생겼다. 지방이 적은 부위로 쫄깃하면서 육즙이 풍부한 부위이다. 술안주 리뷰 유튜버 참 피디가 리뷰한 부위로도 유명하다.

 

 

 

 

그 외에 살치 목살, 꼬리 살 등등 더 여러 가지로 세분화할 수 있으나 사실상 취급하는 업장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구하기도 힘든 부위들이 대부분이다.

얼마 전 삼겹살데이(3월 3일)를 맞아 농촌진흥청이 구이용으로 적합한 앞다리살 및 뒷다리살의 특정 부위를 소개한 적이 있었다. 그 부위는 꾸리살, 주걱살, 부채살, 홍두깨살이었다. 하지만 이 부위들 또한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이러한 특수부위를 좀 더 손쉽게 구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내가 포스팅 한 부위들 중 몇 가지는 인터넷 쇼핑으로 간단히 구입할 수 있으니 한 번씩 사 먹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그럼 안녕.

반응형

+ Recent posts